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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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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2건 조회 6,327회 작성일 18-11-0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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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어원





아직까지 그 어원에 대한 설이 분분한 ‘집’은 한말글 집/ 가(家)와 비교하면 어떨까? 가(家)는 회의자로, 집[宀(면)] 안에 돼지[豕(시)]가 있는 모습이다. 옛날에는 가축의 사육이 매우 중요하여, 가축들의 ‘우리’를 별개의 글자로 표현하였다. 그런데 후대에는 사람과 관련이 있는 뜻으로 발전하여 '돼지우리'를 뜻하던 家는 '사람이 사는 집'으로, '외양간'을 뜻하던 牢(뢰)는 '감옥' 으로 뜻이 바뀌었다. 이와 같이 한자 家에 대해 설명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히 그렇게 이해되고, 어떠한 의문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의문점이 보인다. 가축들의 우리를 별개의 글자로 만들었다면, 마구간이나 닭장 등 다른 가축의 우리를 뜻하는 글자는 왜 없는가? 대부분의 언어 표현 수단은 '우리(울)'이라는 어휘에 각각의 가축을 덧붙여 나타낸다. '마구간' 등과 같은 특별한 경우에 별도로 만들어 쓸 수도 있지만, 그 역시도 ‘우리’의 다른 표현을 대체해서 쓰고 있을 뿐이다.

'외양간'이 소의 우리처럼 쓰이고 있지만, 외양간이라는 글자 의미에는 어디에서도 '소'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모든 가축의 우리라는 의미가 더 농후하다. 그리고 '외양간'은 한자만의 표기도 어렵다. '외지어(떨어져) 양육하는 칸막이' 정도의 뜻에 보다 가까운 말로 보인다. 다만 벼의 농경 사회에서 소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외양간이 소의 우리로 점차 인식되어 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牢(뢰)의 경우 회의자로 보는 시각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형성자로 보고 풀이하면, '감싸 막은(宀) 우(牛)리'의 뜻이 된다. 다만 '우 > 뢰' 의 발음 변화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한 축약형 '뢰'로 변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동물의 우리에 견주어, 죄지은 사람을 동물로 취급하므로서 감옥의 뜻으로 유추되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해 보인다.

또 다른 의문은 '사람이 사는 집'을 뜻하는 글자는 왜 없는가? 이다. 이는 다시 집을 뜻하는 다른 많은 글자들이 있는데 왜 굳이 '돼지우리'를 뜻하는 글자를 집의 뜻으로 '전주 또는 가차'하여 유추했는가? 라는 의문을 낳는다. 다른 글자는 집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글자이고, 처음에는 家를 차용해서 사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문자 이전에 말이 먼저 있었다는 사실을 도외시한 관점이다. 이는 문자와 더불어 말이 생겨났다고 보는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문자 이전에 말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돼지우리를 뜻하는 말과 사람 사는 집을 뜻하는 말이 따로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문자이전에도 집과 돼지우리의 의미가 동일시 된 말이었을 수도 있다. 중국 남방지역의 집은, 아래층이 돼지우리이고 위층이 사람 사는 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도 아래층이 돼지우리만이 아니고 외양간의 가축우리의 의미가 더 크다. 지역에 따라 키우는 가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돼지/ 시(豕) 자를 합성하여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또 남게 된다. 아울러 사람/ 인(人) 자를 더하여 만들지 않은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인간에게 돼지는 어떤 동물이었을까? 12지신(地神)의 마지막 동물로서 부와 행운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잡귀의 침범을 막는 지킴이로서 궁궐이나 사찰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또한 제천의식에 쓰이는 교시(郊豕)로서, 하늘의 뜻을 아는 동물로 여기어, 이로 말미암아 고사(告祀)지낼 때 돼지머리를 놓는 관습이 생겼다. 궁궐이나 사찰의 추녀마루에 돼지의 형상인 저팔계(豬八戒) 잡상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재앙이나 악귀를 쫓기 위한 것으로,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 손오공 등과 함께 궁궐과 사찰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킴이'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희생물로서의 돼지머리는 인간의 바람을 천신에게 알려주는 일종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돼지를 '지킴 - 민속에서, '한 집안이나 어떤 장소를 지키고 있다는 영물(靈物)'을 이르는 말 - 이'로 간주하고, 집/ 가(家)를 분석하면, '지킴이(豕)가 감싸서(宀) <가>꾸어 - 잘 보살피어 - 지켜주는 곳'의 뜻이 도출된다. 지금도 우리는 집을 지을 때 '상량식(上樑式)'을 하는데, 이는 성주받이 - 민간에서,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한 뒤에, 다시 성주를 받아들인다고 하는 굿. 성줏굿 - 의 유속(流俗)이다. '성주'란 민간에서, 집을 지키고 보호한다는 신령으로 '지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성주’의 ‘성’은 ‘성나다’에서 보이듯, ‘얼, 신(神)’의 다른 우리말이다.

과학적(?)인 관점으로 돼지를 보면, 뱀의 천적이다. 그 시대 소리 없이 움직이는 뱀은 잠자리 공포의 대상이다. 하여 돼지는 편안한 잠자리의 수호신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더불어 잠자리의 돼지꿈은 편안한 심리적 안정과 부와 행운까지 안겨 주는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이와 같은 한자의 뜻으로 우리말 '집'의 어원을 유추하면, '지킴이 보살펴 주는 복(업)'의 축약형으로 볼 수 있다. 또는 '지킴이 지켜주는 보금자리'의 축약형으로 볼 수 있다.

신영훈 선생님은 우리말 '계집'의 뜻을 '제집'으로 풀이한다. 우리 모두의 '저의 집'이라는 뜻풀이이다. 그것은 엄마의 품이고, 아기집(자궁)이다. 우리 모두가 태어난 곳이다. 바로 우리말 '집'의 의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엄마는 영원한 우리의 '지킴'이다. 아기집을 왜 '자궁(子宮)'으로 표현하겠는가? 아기집이야말로 '구중궁궐(九重宮闕)'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이미 왕(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집의 이상향은 엄마의 품안 같은 곳일 것이다. 나아가 우주(宇宙)가 곧 집이다. 우주 또한 집 / 우(宇), 집 / 주(宙)를 쓰는 이유이다. 우(宇)는 ‘우리의 공간적 집’이고, 주(宙)는 ‘지나가는 시간적 집’을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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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국어어원사전>>(서정범, 보고사, 2000.)에서 설명하고 있는 ‘집’의 어원을 파일로 첨부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타 어원과 관련된 자료를 검토해 보겠으며,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 있을 때 아래에 2차 답변 형식으로 보충하여 답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 ‘집’의 어원 파일 첨부하였음.

------------------------------ 이상 1차 답변
2008년 5월 14일 보충 답변
------------------------------
'집'의 어원과 관련된 자료를 추가로 검토하여 아래와 같이 1차 답변 내용을 보충합니다.

㉠ ‘집’은 ‘짓[巢]’에서 온 말로, <내훈>에 ‘逆家’를 ‘어즈러온 짓’이라 하였으니, ‘집’은 ‘짓’으로부터 나왔고, ‘짓’은 ‘깃[巢]’의 구개음화한 형태이다.

㉡ ‘집’은 ‘짓-(받침은 반치음)[建]’에서 온 말로, ‘짓(받침은 반치음)’은 후에 ‘짓’으로 변하였다. 받침인 반치음이 후에 ‘짓’으로 되었다가 다시 ‘ㅂ’으로 변하여 이루어진 것이 ‘집’이며, ‘집’이란 ‘지은 것’이란 뜻을 가진다. [출전: <<우리말 어원 사전>> (김민수, 태학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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